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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활과 연결되는 경제 이야기

집이 남아도는 시대, 정부의 ‘빈집 은행’ 플랫폼 살펴보기

by pretty happy Money Rule 2025. 9. 12.

도시에서 집값 이야기를 꺼내면 대체로 “억” 소리가 납니다. 작은 아파트 한 채도 수억 원이 기본이고, 신축이라면 웬만한 직장인 연봉으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렵지요. 그런데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 바닷가와 1분 거리인 단독주택이 3천만 원, 충북 탄금호 인근의 땅 사용권이 1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, 믿어지시나요?

이런 사례는 다름 아닌 정부가 운영하는 ‘빈집 은행’ 플랫폼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.

빈집애 사이트


빈집이 왜 이렇게
많아졌을까?

2023년 기준 전국 빈집은 무려 153만 가구. 이 가운데 1년 이상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38만 가구에 달합니다. 특히 농어촌 지역에 빈집이 집중되어 있는데, 이유는 간단합니다.

  • 시골에서 살던 노인 세대가 돌아가시거나 요양원으로 가면 집이 비게 됩니다.
  • 상속을 받은 자녀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일하며 생활 터전을 꾸렸기에 시골집을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.
  • 오래된 집은 수리비가 많이 들어 그냥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.

결국 집은 있지만, 아무도 살지 않는 ‘방치된 공간’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죠.

빈집이 남기는 문제들

빈집은 단순히 “아깝다”에서 그치지 않습니다.

  • 관리되지 않은 집은 금세 무너질 위험이 있고, 화재에도 취약합니다.
  • 빈집 주변에는 쓰레기가 쌓이거나 범죄가 발생하기 쉽습니다.
  • 결국 동네 전체가 슬럼화되어 남아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도 떨어집니다.

마을 어귀에 오래된 폐가가 있으면 괜히 으스스하고, 주변 부동산 가치까지 깎이는 걸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.

 

 

정부의 대응
‘빈집 은행’ 플랫폼

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빈집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습니다. 흔히 ‘빈집 은행’이라고 부르는데, 현재 두 가지 플랫폼이 있습니다.

 

1. 그린대로 (농림축산식품부 운영)

  • 농촌 지역 빈집을 중심으로 거래 지원.
  • 실제 거래 성과가 활발합니다. 19개 시군이 참여해 매매·임대 계약이 성사됐습니다.
  • 전남 여수의 바닷가 주택(3천만 원)이나 경남 거창의 단독주택이 대표적인 사례.
  • 주말 농장, 세컨드 하우스, 귀농귀촌 준비자에게 특히 적합합니다.

👉 쉽게 말해, 시골집 직거래 마켓 같은 역할을 합니다.

 

2. 빈집애(愛) (국토교통부 운영 예정)

  • 올해 말부터 본격 운영 예정.
  •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빈집 플랫폼이라는 점이 특징.
  • 수도권까지 범위를 확장해, 서울·경기·인천 등 도심 빈집도 거래 대상에 포함됩니다.

👉 즉, 농촌에 국한되지 않고, 도심 속 빈집 활용까지 가능해지는 플랫폼입니다.


우리에게 주는
기회와 주의할 점

빈집 플랫폼을 통해 “집값이 너무 비싸 집 한 채 못 산다”는 젊은 세대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립니다. 실제로 도시 원룸 보증금 수준으로 농촌 단독주택을 살 수 있는 경우가 생기고 있으니까요.

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.

  • 수리비: 집값보다 보수 비용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. 3천만 원짜리 집을 사서 5천만 원을 들여야 살 수 있다면, 결국은 비싼 집이 되는 셈이죠.
  • 생활 인프라: 교통, 병원, 학교 등 생활 기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. 특히 아이를 키우거나 노후 생활을 생각한다면 신중해야 합니다.
  • 되팔기 어려움: 수요가 많지 않아 나중에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. 즉, 투자보다는 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게 더 안전합니다.


생활 속에서 생각해보기

서울에서 월세 원룸을 구하려면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 정도는 각오해야 합니다. 그런데 같은 돈으로 충북의 탄금호 인근에서 땅 사용권을, 혹은 전남의 바닷가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면?
“한 달 월세 대신 평생 내 집을 가질 수 있다”는 점에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.

물론 출퇴근이 어렵고, 주변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. 하지만 재택근무가 늘어나고, 주말 별장이나 세컨드 하우스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진 요즘, 빈집 플랫폼은 충분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.


마무리

빈집 문제는 단순히 농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. 수도권에도 이미 47만 가구 넘는 빈집이 존재합니다. 앞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2040년 이후에는 빈집이 300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입니다.

정부의 ‘빈집 은행’ 플랫폼은 이 문제를 골칫거리에서 기회로 전환하려는 시도입니다.
도시의 높은 집값에 지친 분들이라면, 한 번쯤은 ‘빈집 플랫폼’에 들어가 어떤 매물이 있는지 구경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겁니다.

여러분이라면, 싸게 나온 시골집 한 채를 직접 사서 고쳐 살아볼 의향이 있으신가요? 아니면 여전히 도심의 아파트를 선호하시나요?